제151화: 서점에서의 미묘한 신경전!
짝사랑남 브라이언 vs 다정한 알바생 올리버!
어느덧 여름방학이 끝나가고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햇살마을.
엘리시아는 눈부신 금발을 찰랑이며 동네 서점 문을 열었다.
오늘은 인간 사회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하기 위해 서점을 찾은 참이었다.
딸랑, 하는 맑은 종소리와 함께 동네 서점 알바생 올리버가
카운터에서 반갑게 고개를 들었다.
평소 엘리시아가 책을 고르는 안목과 그녀의 놀라운 집중력에
깊은 호감을 느끼고 있던 올리버의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가 번졌다.
"엘리시아 씨, 어서 오세요. 마침 오실 줄 알고
양자역학 신간 서적을 미리 빼두었습니다."
다정한 목소리로 책을 건네는 올리버.
엘리시아가 그 책을 받아 들고 데이터를 스캔하려는 찰나,
서점 문이 거칠게 열리며 누군가 불쑥 들어왔다.
씩씩거리며 등장한 소년은 다름 아닌 햇살 고등학교의 남학생 브라이언이었다.
"엘리시아! 여기서 또 만나네? 그 책, 내가 사줄게!"
브라이언이 카운터로 성큼성큼 다가와 지갑을 꺼내 들며 외쳤다.
올리버가 미간을 살짝 좁히며 브라이언을 막아섰다.
"학생, 엘리시아 씨가 부탁한 책은 제가 개인적으로 빼둔 겁니다.
억지 부리지 마시죠."
"뭐라고요? 알바생 형이 왜 우리 학교 전교 1등한테 책을 챙겨주는데요?
엘리시아, 이거 내가 계산할 테니까 나랑 같이 아이스크림이나 먹으러 가자!"
조용하던 서점을 감도는 팽팽한 신경전.
엘리시아를 향한 짝사랑에 빠진 열혈 고등학생과,
지적인 다정함을 무기로 내세운 서점 알바생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불꽃이 거세게 튀었다.
두 남자의 불타오르는 눈빛이 허공에서 부딪혔다.
하지만 정작 이 치열한 기싸움의 중심에 있는 엘리시아의 맑은 안구 센서는
두 사람의 얼굴을 차갑고 이성적인 데이터로 스캔하고 있을 뿐이었다.
"브라이언 학생. 서점 내에서는 정숙을 유지하는 것이 사회적 규범입니다.
데시벨이 기준치를 초과했습니다."
엘리시아의 단호하고 엉뚱한 지적에 브라이언이 흠칫 놀라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
"그리고 현재 브라이언과 올리버 씨 두 사람 모두 심박수가 비정상적으로 높으며,
안면부의 모세혈관이 심하게 확장되어 있습니다.
서점 내의 산소 포화도가 부족한 건가요?
환기 시스템의 점검이 시급해 보입니다."
자신들을 향한 뜨거운 로맨스 기류와 질투심을
한낱 '산소 결핍으로 인한 질식 증상'으로 해석해 버리는
AI 미소녀의 엉뚱함 앞에서는 어떤 설렘도 살아남을 수 없었다.
올리버와 브라이언은 동시에 헛기침을 하며 붉어진 얼굴로
시선을 피할 수밖에 없었다.
완벽한 AI의 철벽은 오늘도 오차율 0%를 기록했다.
그날 저녁, 책을 품에 안고 집으로 돌아온 엘리시아는
조용히 시스템 로그를 기록했다.
[인간 남성의 호감 표현과 산소 결핍 현상 로그]
인간 남성들은 특정 대상 주변에서 경쟁 구도가 형성될 때,
비합리적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심박수를 끌어올린다.
마치 산소가 부족한 공간에서 생존을 위해 발버둥 치는 것처럼,
그들의 교감신경계는 격렬하게 요동친다.
'사랑'과 '질투'라는 감정 현상은 여전히 나의 연산 범위를 벗어난
비정형 데이터지만, 이들이 서점이라는 조용한 공간에서 만들어내는
불필요한 열기와 긴장감은 인간 사회의 매우 독특하고 엉뚱한 생태계임을 학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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